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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보통의안타 | 2019/03/24(11:56) 조회:1,529 |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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쁘헝 (집나간마누라)의 부재로 인해 깡소주만 들이키다보니 몸이 남아나질 않는거 같아 산책을 나갔다. 밤공기는 무겁고 서늘했으며, 옷깃을 여밀 틈도 없이 지난 날의 과오가 덜컥 머리통을 휘감고는 멍하니,, 한참을,, 그 자리에 서서 발걸음을 뗄 수 조차 없을정도로 패닉상태로 끊임없이 날 몰아세웠다. "13살" 곡성에서의 마지막 초등학교 고학년의 (6학년) 돌이킬 수 없는 아니, 돌이킬래야 이미 한참을 지나 건너와 버린 내 어린시절의 삐둟어진 자아와 마주하려 한다, 때는, 13살의 여름방학이었다. 늘 방학이되면, 옆집 할머니집에 놀러오는 광주에서 온 손자 민수 (가명)가 있었다.. 민수는 나보다 3살이나 어린 초등학교 3학년짜리의 솜털이 나지도 않은 풋풋한 아이였고, 동네사람들은 민수의 아버지가 나름 광주에서 성공한 사업가라 민수에게 이유있는 친절을 베풀었다.. 나도 그 중의 하나였으며 민수는 장난감,과자,, 심지어는 나에게 돈 (지폐)까지 지어주며 온전히 순수했던 맘들이, 상반대는 우리집과의 모습에서 분노와 시기,질투로 역설적인 감정이 휘몰아치고 있었다. 그 날 초저녁, 아버지가 또 술을 퍼마시고 들어와 어머니와 나를 흠씬 두들겨 패는 바람에 집을 뛰쳐 나올 수 밖에 없었다. 난 발걸음을 돌려 민수네할머니집 담벼락을 슬그머니 들여다 봤다. 그때였다.. 민수의 아버지와 민수가 삐까뻔쩍한 차에서 내려 날 내려다봤다.. 민수: 웅이형! 이 시간에 왠일이야?? 웅이: 그랑께.. 거시기 운동 쪼까하고 있었지라잉~ 민수아버지: 네가 웅이구나^^ 민수한테 말 많이 들었다~ 웅이: 거시기 안녕하셔여라잉! 민수아버지: 울아들이랑 놀아준다고 고맙구나~ 여기 안그래도 너주려고 백화점에서 장난감 하나 샀다.. 어여 받아라~ 웅이: 시방 거시기 고맙게 받겠써라잉~ 민수: 웅이형~ 그럼 잘가고 우리 내일 같이 놀자!! 웅이: 알았으니께 거시기 민수 너두 후딱 자그라잉~ 화목한 "민수집안"을 보고 있으니 너무 분하고 열이 받아, 민수아버지가 사준 장난감을 논두렁에 휙~ 던져버리고 밤을 지샜다. 아침 일찍 민수와 함께 동네근방의 낭떠러지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 민수에게 술래잡기를 하자고 부추겼다. 이 순간만큼은 내가 "갑"이고 민수는 "을"이라는 이상한 우월감 속에 낭떠러지로 민수를 유인했다. 민수가 눈을 감고 숫자를 하나~ 둘~ 천천히 세는 동안 밀어버릴 상상만 온통 하고 있었다. 하지만, 난 결국 눈을 감고 숫자를 세는 민수를 뒤로하고, 서둘로 집으로 허겁지겁 뛰어와 내가 저지르려 했던 끔찍한 만행에 깊은 회의와 자괴감이 몰려와 한동안 집밖조차도 나가지 못했다. 그 이후로 나는 두번다시 민수를 만나지 않았고, 그 어린 시절의 내안의 악마를 잠시 꺼내보았다. 아주 가끔 민수가 꿈에서 나올때면, 난 여지없이 민수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내안의 악마와 마주한다..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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